한국형 워케이션,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업무 방식은 근본적으로 변화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뚜렷한 변화는 '공간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의 이동이며, 이는 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를 폭넓게 수용하는 문화를 낳았다. 특히 2025년 현재, 많은 직장인들이 이러한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워케이션’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에게는 긴 휴가나 완전한 리모트 근무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때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 바로 ‘연차 + 재택근무’의 조합이다. 예컨대 금요일 하루 연차를 내고, 목요일 재택근무를 신청하면 총 4일간 지방에서 체류하며 업무와 휴식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이는 직장 내 규정을 크게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워케이션의 장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합법적인 틈새 활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며, 일부 기업은 아예 ‘근무지 유연 이동제’라는 이름으로 이를 제도화하기도 했다.
워케이션은 단순히 장소를 바꾸는 개념이 아니다. 기존 사무실 중심의 단조로운 루틴에서 벗어나, 나만의 집중 공간과 시간 구조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워케이션을 실제 실행에 옮기기까지 많은 장애물을 느낀다. 가장 큰 이유는 시간과 거리, 숙소, 비용, 업무 연계성 등의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연차 + 재택근무’를 결합해 일상적인 일정 속에서도 무리 없이 워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국내 여행 루트를 제시하고자 한다. 짧지만 밀도 있는 경험을 통해, 누구나 업무와 휴식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주말형 워케이션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주간 루트 설계 원칙 – 연차 하루로 4일의 워케이션 만들기
직장인의 연차는 한정적이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전략적으로 분배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워케이션의 질이 크게 달라진다. 가장 추천하는 구조는 “목요일 재택근무 + 금요일 연차 + 주말”을 조합해 3박 4일 혹은 4박 5일 일정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요일 오전 업무는 집에서 처리한 뒤 오후에 출발하면, 당일 밤부터 현지 숙소에 도착해 금요일 오전부터 여유 있게 시작할 수 있다. 이 구조의 장점은 이동 시간으로 인한 피로를 최소화하면서, 체류지에서의 체감 시간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루트를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이동 거리와 교통 접근성이다. 고속철도(KTX), SRT, 시외버스 등으로 2~3시간 내에 도착 가능한 지역이 가장 이상적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한다면 전주, 대전, 속초, 강릉, 평창, 안동, 여수, 포항, 경주 등이 좋은 선택지다. 반대로 부산을 기준으로 한다면 거제도, 남해, 통영, 울산, 밀양 등이 유리하다. 이외에도 제주도처럼 항공이 필요한 지역의 경우, 금요일 오전에 업무를 마치고 오후 비행기를 타는 방식으로 조정 가능하다.
루트 구성 시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요소는 ‘숙소의 업무 환경’이다. 단순히 침대와 와이파이가 있다고 해서 워케이션 숙소가 되진 않는다. 책상, 의자, 콘센트, 조명, 커튼 등 기본적인 집약형 사무환경이 갖춰진 곳을 선택해야 업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최근에는 워케이션 전용 숙소 플랫폼(예: workation.co.kr, NomadHer, Colatour 등)도 등장하여 이런 요소를 기준으로 숙소를 필터링할 수 있다. 업무 후 산책이나 로컬 푸드를 즐기기 위한 주변 인프라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3박 4일 일정별 추천 루트 – 지역, 일정, 업무 흐름까지 제안
실제 적용 가능한 워케이션 루트를 시간대별로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예시로 ‘서울 직장인 기준’의 강릉 루트를 소개한다.
1일 차(목요일)
- 오전: 재택근무(집)
- 오후 2시: 강릉행 KTX 탑승(서울역 → 강릉역, 약 2시간 소요)
- 오후 5시: 숙소 체크인, 정리 및 주변 탐색
- 저녁: 강문해변 산책, 현지 식사
2일 차(금요일)
- 오전 9시~12시: 숙소 내 업무(화상 회의 포함)
- 점심: 교동택지 맛집 방문
- 오후 2시~5시: 코워킹 카페 ‘스페이스 6’에서 업무
- 저녁: 경포대 근처 시장 방문 및 자유시간
3일 차(토요일)
- 오전: 정동진 해안 트레킹 or 오죽헌 방문
- 오후: 강릉 커피거리 탐방, 디저트 타임
- 저녁: 숙소에서 간단히 와인 or 로컬 맥주
4일 차(일요일)
- 오전: 숙소 정리 및 체크아웃
- 오전 11시: 강릉역 출발, 오후 1시 서울 도착
- 오후: 집에서 휴식 및 다음 주 업무 준비
이런 일정은 ‘일과 휴식’을 모두 체험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으며, 실제로도 업무 강도를 조절하면 피로 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 동일한 구조로 전주, 여수, 남해, 밀양 등 다양한 지역에 적용 가능하다. 특히 문화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경주나 공주, 자연을 선호하는 사람은 제천이나 평창, 트렌디한 분위기를 원하면 전주나 속초를 선택하면 만족도가 높다. 각 지역의 코워킹 공간은 네이버 맵, 카카오맵, 구글 리뷰 등을 통해 사전에 확인하고, 좌석 예약 여부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워케이션이 일상이 되는 시대를 준비하며
단발성 워케이션이 아니라 주기적인 ‘일상의 확장’으로서 이 방식을 익히면 삶의 질이 눈에 띄게 향상된다. 연차 15일을 가지고 있다면 그중 5일 정도만 이런 식으로 사용해도, 연간 최소 5회 이상의 워케이션이 가능하다. 각 루트마다 여행 테마를 달리하거나 새로운 업무 루틴을 실험해 보면, 단지 일과 휴식의 병행을 넘어 삶의 리듬을 재설계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기획, 디자인, 콘텐츠, 개발 등 창의성을 요구하는 직무일수록 낯선 환경이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의 촉매제가 된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도 이러한 워케이션이 구성원의 생산성과 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효과적인 제도로 인식되면서, 점차 제도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례로 일부 IT 기업과 스타트업은 분기당 1회 이상의 워케이션을 장려하고 있으며, 워케이션 중 근무 보고 방식, 온라인 회의 참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기도 한다. 이는 단순한 ‘특혜’가 아니라, 미래형 업무 문화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한된 환경 속에서도 내가 나답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연차와 재택근무라는 기존 제도를 창의적으로 재조합해, 자신만의 워케이션 루트를 만들어 나가는 경험은 단순한 여행을 넘어 자기만의 삶의 철학으로 확장될 수 있다. 이제는 누구나 가능한 시대다. 나의 첫 워케이션, 다음 달 금요일부터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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