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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형 워케이션, 서울과 지방 중 어디가 더 좋을까?
    한국형 워케이션 2025. 7. 7. 21:35

    워케이션의 두 얼굴: 서울과 지방, 같은 개념 다른 현실

    한국에서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이후 유연근무제가 대중화되면서부터입니다. 특히 원격근무와 재택근무가 가능해진 직장인, 프리랜서, 창업자 등을 중심으로 ‘일하면서도 공간의 자유를 누리고 싶다’는 수요가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중소도시 및 농어촌 지역에서도 워케이션 공간이 속속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실제 워케이션을 경험해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자주 오갑니다. “서울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것과 지방에서 워케이션을 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라는 것입니다. 언뜻 보면 지방은 자연환경이 쾌적하고 물리적 여유가 있어 워케이션에 더 적합해 보이고, 서울은 인프라가 뛰어나 업무에 유리하다고 여겨지지만, 실상은 단순히 도시냐 지방이냐의 구분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운 복합적인 차이가 존재합니다.

    서울은 모든 자원이 집중된 공간입니다. 고속 인터넷, 무제한 데이터 환경, 대규모 코워킹 스페이스, 네트워크 중심지로서의 기능 등 ‘업무에 필요한 인프라’가 대부분 완비되어 있어 어떤 직업군이든 불편 없이 근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여기에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시설, 다양한 외식 옵션, 문화생활의 폭넓은 선택지까지 더해져 삶의 밀도가 높은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지방은 상대적으로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고요하고 여유로운 공간, 깨끗한 공기, 자연 친화적인 환경은 집중력 향상과 심리적 안정에 큰 도움을 줍니다. 사람 간의 물리적 간격이 넓어 개인 공간이 확보되기 쉬우며, 생활비 부담도 서울 대비 낮은 편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속도 문제, 업무 환경 부족, 외국어 지원 미흡, 차량 없이는 이동이 어려운 접근성 등의 제약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처럼 한국형 워케이션에서 ‘서울형’과 ‘지방형’은 각기 다른 강점과 단점을 지닌 구조로 공존하고 있으며, 워케이션의 목적과 직업군, 체류 기간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무 효율성의 관점: 속도와 시스템의 서울 vs 몰입과 자율성의 지방

    워케이션의 핵심은 ‘일하는 공간’의 전환입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업무의 연속성이 유지되어야 하며, 이에 따라 근무 효율성은 워케이션 장소를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서울은 근무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인터넷 환경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유선/무선 네트워크 모두 안정적입니다. 특히 5G와 광랜 인프라가 촘촘히 구축되어 있어 화상회의, 클라우드 협업, 대용량 파일 전송 등 다양한 업무에 지장이 없습니다. 두 번째는 코워킹 인프라의 다양성입니다. 패스트파이브, 위워크, 스파크플러스, 마이크임팩트 등 프리미엄 공유오피스가 도심 곳곳에 분포되어 있으며, 대부분 커피바, 프린터, 회의실, 방음부스 등 업무에 필요한 설비가 완비되어 있습니다.

    또한, 스타트업 및 IT 기업 밀집 지역이기에 자연스럽게 지식교류와 네트워킹이 이루어질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런 구조는 특히 빠른 업무 처리와 팀 단위의 협업이 필요한 직무에 매우 유리하며, 시간 단위의 생산성과 결과물이 중요한 경우 더욱 효과적입니다.

    반면, 지방 워케이션은 물리적인 자원은 부족하지만 몰입이라는 측면에서는 오히려 강점을 보입니다. 소음이 거의 없는 환경, 탁 트인 자연, 시선이 분산되지 않는 공간은 깊은 집중을 가능하게 합니다. 특히 혼자 조용히 작업을 수행하거나,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분야(디자인, 글쓰기, 기획 등)에서는 지방의 환경이 오히려 더 나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강릉, 순천, 제주, 완도 등에서는 최근 코워킹 스페이스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숙소와 코워킹을 결합한 ‘복합형 워케이션 공간’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디웍스 강릉’, ‘더캠프 제주’ 등은 숙박과 업무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워케이션 참가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지방에서는 하루 전체가 ‘업무’만으로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과 휴식의 균형이 맞춰지며 전반적인 심리적 안정과 에너지 회복에도 도움이 됩니다. 이는 장기 체류 시 근무 지속성과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요인입니다.

     

     

     

    삶의 질 비교: 서울의 편의성 vs 지방의 여유와 회복력

    워케이션에서 중요한 또 다른 축은 삶의 질입니다. 이는 단순한 물리적 환경을 넘어서,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대한 문제이며, 일과 휴식, 연결과 고립, 활동과 고요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서울은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다면적입니다. 원하는 것을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음식, 여가, 교통, 커뮤니티가 밀집되어 있고, 그만큼 선택의 자유가 크며 예측 가능한 일상이 유지됩니다. 늦은 저녁에도 배달 음식이 가능하고, 갑작스러운 미팅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병원, 약국, 마트 등 필수 시설이 반경 500미터 안에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의성은 동시에 ‘과잉’이라는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밀집된 인구와 소음, 잦은 알림과 일정, 혼잡한 교통은 장기적으로 정신적인 피로를 가중시키고, 워케이션의 핵심 목표 중 하나인 ‘삶의 재정비’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혼자 일하는 프리랜서나 내향적인 성향의 워케이션 참여자에게는 오히려 스트레스 유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지방은 생활의 속도가 느리지만 그만큼 ‘주체적인 삶’이 가능합니다. 일찍 일어나 산책로를 따라 걷고, 직접 장을 보아 조리를 하며, 마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일상은 단조롭지만 정서적으로 깊은 안정감을 줍니다. 일과 일상 사이의 경계가 명확히 나뉘며, 정보 과잉에서 벗어나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제주도의 서귀포, 전남의 담양, 강원의 평창 등에서는 도시보다 불편한 점이 있지만, 자연과 함께 숨 쉬는 삶의 감각을 회복할 수 있으며, 이는 특히 창의적 직군에서 삶의 만족도와 직결됩니다. 정적인 삶을 원하거나, 업무 외에 자기 돌봄(리트릿, 요가, 명상, 로컬 체험 등)을 통해 내면의 에너지를 채우고자 하는 분들께는 지방 워케이션이 오히려 더 큰 만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선택은 목적에 따라, 워케이션의 진화는 연결의 방향으로

    결론적으로 서울형 워케이션과 지방형 워케이션은 각각의 환경에 따라 뚜렷한 장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어떤 선택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워케이션을 통해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자신의 직무와 삶의 방식이 어떤 환경에 더 적합한가에 따라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빠른 회의, 협업, 실시간 피드백, 정보 접근이 중요하다면 서울에서의 워케이션이 더 유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장기적인 프로젝트, 창작 활동, 정서적 회복, 업무 몰입이 중요하다면 지방에서의 워케이션이 훨씬 더 깊이 있는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또한 향후 한국형 워케이션은 이분법적인 구분을 넘어서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일하는 모델’, 즉 듀얼 라이프(Dual Life) 방식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일주일 중 3일은 회사에 출근하고, 나머지 2일은 강릉이나 군산의 워케이션 공간에서 재택근무를 하며, 주말에는 자연 속에서 회복하는 구조도 현실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이제 워케이션은 단순한 근무 장소의 변화가 아니라, 삶의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지방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게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한국형 워케이션의 핵심이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보다 건강하고 유연한 일-삶 균형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서울과 지방 워케이션의 상생 구조와 한국형 워케이션의 미래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서울형 워케이션은 고밀도의 인프라와 빠른 업무 환경을 기반으로 높은 생산성을 보장하는 반면, 지방형 워케이션은 자연 친화적 환경과 느린 시간 속에서의 몰입, 정서적 회복력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환경은 ‘서로 대체’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되는 관계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실제로 일부 원격 근무자나 프리랜서들은 서울과 지방을 교차하며 근무하는 형태로 일상 속 워케이션을 실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간의 변화가 주는 심리적 리프레시와 업무 효율의 상승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습니다.

     

    워케이션의 상생 구조와 한국형 워케이션의 미래

     

    더 나아가, 이 같은 모델을 확장하고 체계화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합니다. 현재 서울의 코워킹 인프라는 민간 주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지방은 여전히 공공 주도의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역별 워케이션 지원 정책의 편차도 크며, 숙박, 교통, 업무 공간에 대한 행정적 지원이 체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한국형 워케이션 모델’을 표준화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는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기 체류형 워케이션 참가자를 위한 숙소 보조금, 전기차 렌트비 지원, 코워킹 공간 이용료 감면 등의 실질적 혜택이 마련된다면 지방형 워케이션의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한편, 기업 차원에서도 워케이션을 ‘복지’의 일환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직원들의 생산성 유지와 조직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전략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IT, 콘텐츠, 디자인, 연구개발 부문에서는 업무의 결과물이 공간에 크게 좌우되지 않기 때문에, 탄력근무제와 워케이션 제도를 연계하여 인재 유지와 만족도 향상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서울과 지방이 각자의 특성과 환경을 바탕으로 워케이션 거점으로 상생하며, 서로 연결되는 워케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서 기획 회의를 마친 후 경북 안동으로 이동해 집중 작업을 진행하거나, 지방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한 후 서울에서 결과물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유기적 연계가 이루어진다면, 워케이션은 단지 ‘일의 이동’이 아니라 ‘가치의 확산’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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