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워케이션

한국형 워케이션에서 코워킹스페이스와 코리빙하우스, 어디가 더 적합할까?

muu-info 2025. 7. 1. 05:00

워케이션 환경을 결정하는 두 가지 키워드: 코워킹과 코리빙

2025년 현재, 워케이션(Work + Vacation)은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직업군에 국한된 새로운 시도가 아니다. 디지털 기반 업무가 보편화되면서 개인 창작자,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프리랜서, 스타트업 팀 등 다양한 집단이 자율적인 업무 공간을 찾아 전국으로 흩어지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방정부와 민간 플랫폼은 이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인프라로서 코워킹스페이스와 코리빙하우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확장해 왔다.

코워킹스페이스(Co-working space)는 말 그대로 다양한 개인 혹은 기업이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마련된 공유 오피스 공간이다. 와이파이, 전원, 회의실, 프린터, 커피 머신 등 기본 인프라가 제공되며, 어떤 공간은 집중형 좌석과 교류형 라운지를 별도로 구성해 업무 몰입과 커뮤니티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한다. 반면 코리빙하우스(Co-living house)는 주거와 생활을 공유하는 형태로, 부엌, 거실, 세탁실 등을 공용으로 사용하는 대신 주거비를 절감하고 네트워킹 기회를 자연스럽게 얻는 구조다. 특히, 최근에는 코리빙 공간 내에 워크존을 마련한 하이브리드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문제는, 워케이션을 목적으로 지방이나 도심 외곽으로 이동하는 경우, 어느 형태의 공간이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업무 효율성과 커뮤니티 참여, 비용, 프라이버시, 장기 체류의 적합성 등 다양한 요인이 얽혀 있어 단순한 선호로 판단하기 어렵다. 본 글에서는 코워킹스페이스와 코리빙하우스 각각의 장단점을 한국형 워케이션의 관점에서 비교 분석하고, 실제 추천할 만한 지역 및 사례를 통해 독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워킹스페이스의 특성과 워케이션 시 장점 및 한계

코워킹스페이스는 본질적으로 ‘업무’ 중심의 공간이다. 특히 집중력이 중요한 직군(프로그래머, 디자이너, 콘텐츠 작가 등)에게는 집이나 카페보다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대부분의 코워킹스페이스는 광대역 와이파이, 넓은 데스크, 조용한 분위기를 기본 제공하며, 일부는 화상회의 전용부스, 개인폰 부스, 책상 예약 시스템, 캡슐 휴식 공간까지 도입해 디지털노마드를 위한 맞춤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한국형 워케이션에 있어 코워킹스페이스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일과 휴식을 구분할 수 있는 구조"에 있다. 일반 숙소에서 일과 휴식을 동시에 하게 되면 시간 관리가 흐트러지기 쉽고, 업무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 코워킹스페이스를 이용하면 아침에 출근하고, 퇴근 이후 휴식을 취하는 명확한 루틴을 만들 수 있어 생산성과 심리적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제주도의 더로컬랩, 강릉의 상상플랫폼, 순천의 청춘창고, 전주의 코워킹스페이스 세븐센트 등은 지역 커뮤니티와 결합된 형태로 운영되며, 사용자는 단순한 공간 이용을 넘어 지역 네트워킹과 비즈니스 연계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또한, 많은 코워킹스페이스는 주중 멤버십 외에도 주간/시간제 요금제를 제공하여 유연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체류 기간이 유동적인 워케이션족에게 유리하다.

그러나 한계도 있다. 대부분의 코워킹스페이스는 ‘주거 공간’이 따로 없다는 점에서, 별도의 숙소를 병행해야 한다.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공간 간 이동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인 동선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부 공간은 현지 주민보다는 외부 방문객 위주로 운영되어 지역사회 연결이 느슨한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특정 지역에서는 코워킹스페이스 자체가 희소하거나, 품질이 일정 수준 이하인 곳도 있어, 사전 조사가 필수다.

 

 

 

코리빙하우스의 구조와 워케이션 시 장점 및 한계

코리빙하우스는 거주와 업무, 커뮤니티를 하나의 공간 안에서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된 공유주거 형태다. 특히 장기 체류 워케이션을 고려할 때, 코리빙은 단순한 숙소가 아닌 ‘삶의 플랫폼’ 역할을 수행한다. 한 공간에 함께 머무르는 이들이 자연스럽게 식사를 함께하거나, 공용 주방과 라운지에서 소통을 나누며 일상의 외로움을 해소할 수 있다. 이는 혼자 떠나는 1인 워케이션족이나 관계 기반의 일상을 선호하는 MZ세대에게 특히 매력적이다.

한국에서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우스 오브 미’, ‘노마드하우스’, ‘로컬스티치’, ‘루트홈’ 등 다양한 코리빙 브랜드가 생겨났고, 최근에는 강릉, 순천, 안동, 제주 등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강릉의 ‘하이브로 하우스’는 숙박과 코워킹을 결합한 형태로, 방에서는 자고 일은 1층 카페형 코워킹에서 하는 구조다. 제주도의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순천의 ‘유휴플랫폼’ 등도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장기 체류 시 소셜 디자이너, 로컬 청년, 외지인 워케이션족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공간을 형성한다.

코리빙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복합성’에 있다. 업무 공간, 숙소, 커뮤니티가 한 곳에 밀집되어 있으므로 동선이 짧고 비용도 효율적이다. 특히 커뮤니티 중심의 코리빙하우스는 행사, 워크숍, 공동 식사, 생활 규칙 등이 운영되어 ‘고립되지 않은 워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이는 지방이라는 공간에서 외로움이나 단절감을 느끼기 쉬운 이용자들에게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하다. 첫째는 프라이버시의 문제다. 개인실이 없는 형태나, 화장실과 샤워실을 다수 공유하는 경우, 장기 체류 시 불편함이 클 수 있다. 둘째는 공동생활에서 발생하는 규칙 문제다. 생활 패턴이 다른 타인과 같은 공간을 쓰며 생기는 마찰이나 불편함이 적지 않다. 마지막으로, 코리빙하우스의 대부분은 수도권 중심이거나 한정된 지역에만 밀집돼 있어 지역 선택의 폭이 좁은 경우가 있다. 또한 업무 공간의 품질(와이파이 속도, 책상 높이, 전원 위치 등)은 공간마다 크게 차이 나므로 현장 확인이 필수적이다.

 

 

 

한국형 워케이션을 위한 공간 선택 가이드와 추천 조합

코워킹스페이스와 코리빙하우스 중 어떤 공간이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개인의 업무 특성, 성격, 예산, 체류 기간, 이동 수단 여부, 커뮤니티 선호도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한국형 워케이션에선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선택을 추천한다.

  • 업무 집중이 최우선일 경우: 별도 숙소 + 코워킹스페이스 조합이 적합하다. 특히 영상 제작,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 집중력과 장비 의존도가 높은 경우 코워킹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인프라가 중요하다.
  • 커뮤니티 중심 경험을 원할 경우: 코리빙하우스가 적합하다. 로컬 주민과의 연결, 느슨한 관계 맺기, 대화 중심의 일상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적의 구조다.
  • 비용 효율성과 일상 루틴이 중요할 경우: 워케이션 플랫폼(예: We Workation, TripOn, 어디살래 등)을 통해 코리빙+코워킹 결합형 공간을 추천한다.
  • 초보 워케이션 사용자: 복잡한 구조보다 깔끔한 숙소에 인근 카페형 코워킹 이용하는 방식이 안정적이다.

추천 지역 조합

  • 제주 서귀포: 코리빙 ‘디앤디파트먼트’ + 코워킹 ‘제주워케이션센터’
  • 강릉 주문진: 코리빙 ‘하이브로 하우스’ + 코워킹 ‘상상플랫폼’
  • 전주 전동: 코리빙 ‘숨프로젝트’ + 코워킹 ‘세븐센트’
  • 순천 조례동: 코리빙 ‘유휴플랫폼’ + 코워킹 ‘청춘창고’

 

한국형 워케이션 공간 추천 가이드

 

 

결론적으로, 코워킹스페이스와 코리빙하우스는 한국형 워케이션 환경에서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인프라다. 어느 한쪽이 ‘더 낫다’기보다는, 사용자 본인의 목표, 라이프스타일, 업무 방식에 따라 조합하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지방정부와 민간 플랫폼의 협력이 점차 확장되면서, 앞으로는 더 많은 선택지가 생겨날 것이며, 사용자의 의식 있는 선택이 워케이션의 품질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