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워케이션

비용 30만 원으로 5일 한국형 워케이션 가능할까?

muu-info 2025. 7. 1. 21:23

최근 워케이션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MZ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근무 환경의 유연성이 확보되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나도 잠깐 다른 곳에서 일하며 쉬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워케이션은 흔히 장기 숙소, 교통비, 코워킹 스페이스 이용료, 식비 등으로 인해 고비용으로 인식되며, 실질적인 진입 장벽이 생긴다. 그런데 만약 “5일 동안 단 30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으로 워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 이 글은 바로 그 질문에 대한 실험이자, 실질적인 실행 가이드다.

물론 고급 호텔에서의 숙박이나 렌터카로 이동하며 리조트에서 일하는 워케이션은 해당되지 않는다. 여기서 말하는 “한국형 워케이션”은 다음과 같은 조건을 포함한다

  • 장소: 국내의 중소도시, 교외 지역, 또는 지방 소도시
  • 숙소: 합리적인 가격의 게스트하우스, 고시텔, 또는 지역 청년숙소 등
  • 업무공간: 코워킹 스페이스 or 조용한 카페 또는 숙소 내 책상
  • 교통: 버스, 기차, 저가 고속버스, 시외버스 활용
  • 식사: 외식과 간편식을 병행한 현실적인 구성

이런 전제를 바탕으로, 하루 평균 약 6만 원(30만 원 ÷ 5일)의 예산으로 어떤 워케이션이 가능한지를 알아보자. 결론부터 말하면, 약간의 계획과 유연성을 갖춘다면 30만 원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워케이션이 가능하다. 중요한 건 소비 방식의 변화, 도시 선택의 전략, 루틴 설계다.

 

 

 

예산 구성 – 한국형 워케이션에서 가장 큰돈이 들어가는 항목은?

30만 원이라는 금액은 얼핏 들으면 부족해 보이지만, 항목별로 체계적으로 분배하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아래는 일반적인 워케이션의 5일 기준 예산 항목을 나눈 것이다:

교통비: 약 4~5만 원

  • 왕복 KTX나 버스를 이용할 경우, 서울 → 대전(1.5만 원), 서울 → 춘천(1.2만 원), 서울 → 원주(1.3만 원) 등 시외버스 기준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이동 가능하다.
  • 서울-전주 왕복 고속버스: 약 2.8만 원
  • 서울-강릉 무궁화호 왕복: 약 3.6만 원
  • 버스를 조합하면 교통비를 하루 1만 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숙박비: 약 12만 원

  •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비수기): 1박 1.5만 원대 가능
  • 고시텔 단기입주: 하루 2.5만 원 내외
  • 청년 지원형 쉐어하우스 또는 커뮤니티 하우스(서울 외 지역): 1박 평균 2만 원 이하도 가능
  • 예시: 원주, 정선, 군산, 속초 등은 1박 2만~3만 원대 게스트하우스 다수 존재

식비: 약 5~7만 원 (5일 기준)

  • 아침은 숙소에서 간편식(시리얼+우유, 컵죽, 편의점 샌드위치 등): 하루 약 2천 원
  • 점심은 지역 식당에서 6~7천 원 / 편의점 도시락: 4천 원
  • 저녁은 한 끼 제대로 먹거나, 간단한 반찬과 즉석밥 조합
  • 평균 하루 1.2~1.5만 원이면 충분

업무 공간비(카페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0~2만 원

  • 무료로 제공되는 도서관, 창업지원센터 이용 가능
  • 카페에서 커피 1잔으로 3~4시간 체류 가능 (단, 매너 중요)
  • 코워킹 데이패스(지방 기준): 5천~1만 원 수준

기타 생활비(간식, 교통카드 충전, 세탁, 충전기 구매 등): 약 1.5~2만 원

  • 예상외 상황을 위한 여유 비용으로 2만 원 정도 배정
  • 동네 마트에서 필요한 식료품이나 위생용품 구입

▶ 예산 총정리 (예시)

  • 교통비: 35,000원
  • 숙소비: 130,000원
  • 식비: 60,000원
  • 업무공간/카페비: 15,000원
  • 기타 비용: 20,000원
    = 총합: 약 260,000원 → 예비비 4만 원까지 포함해 30만 원 완성

 

한국형 워케이션의 핵심 항목

 

 

실제 예산 플랜 시뮬레이션 – 도시별 맞춤형 전략

이제 실제로 30만 원으로 워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 보자. 아래는 주요 지역별로 구체적인 시뮬레이션을 해본 것이다.

① 원주 (강원도)

  • 교통: 서울 → 원주 왕복 고속버스 약 1.8만 원
  • 숙소: ‘원주 게스트하우스 W’ 1박 25,000원 × 5일 = 125,000원
  • 식비: 하루 약 12,000원 × 5일 = 60,000원
  • 업무: 원주시립도서관 무료 이용 or ‘원주 창작공간’ 1일 3천 원
  • 기타: 간식, 세탁, 교통카드 충전 15,000원
  • 총합계: 약 28만 원

② 군산 (전라북도)

  • 교통: 서울 → 군산 고속버스 왕복 2.2만 원
  • 숙소: 청년쉐어하우스 월쉐어 군산점 – 하루 23,000원 × 5일 = 115,000원
  • 식비: 군산은 물가 저렴함. 하루 평균 10,000원 × 5일 = 50,000원
  • 업무: ‘군산창조경제혁신센터’ 코워킹 무료 이용
  • 기타: 20,000원 (시장 간식, 대중교통 등)
  • 총합계: 약 27만 원

③ 정선 (강원도) – 자연형 워케이션

  • 교통: 서울 → 정선 무궁화호 + 버스 조합 왕복 약 3.5만 원
  • 숙소: ‘정선한옥게스트하우스’ 1박 25,000원 × 5일 = 125,000원
  • 식비: 정선 5일장, 편의점 도시락 활용 – 하루 12,000원
  • 업무: 숙소 내 책상 이용 + 카페 2회(총 10,000원)
  • 기타: 15,000원
  • 총합계: 약 29만 원

④ 청주 or 천안 (중소도시 근접형 워케이션)

  • 교통: 서울 → 천안 고속버스 왕복 12,000원
  • 숙소: 고시텔 단기입주 – 하루 20,000원 × 5일 = 100,000원
  • 식비: 하루 13,000원 × 5일 = 65,000원
  • 업무: 천안 공공 도서관 + 카페
  • 기타: 20,000원
  • 총합계: 약 28만 원

이처럼 지역과 숙소를 전략적으로 선정하면, 30만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도 충분히 유의미한 워케이션을 구성할 수 있다.

 

 

 

돈보다 더 중요한 워케이션 설계의 본질

워케이션은 단순히 장소를 옮겨서 일하는 것이 아니다. 그 핵심은 업무에 대한 몰입도, 휴식의 질, 삶의 흐름을 바꾸는 루틴 설계에 있다. 예산이 적다고 해서 무조건 열악하거나 의미 없는 경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정된 자원 속에서 나에게 맞는 최적의 환경을 찾는다”는 태도야말로 워케이션의 본질에 가깝다.

30만 원이라는 조건은 오히려 자유롭게 상상하고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여행보다 일상이 더 중요한 워케이션에서는, 편안한 의자 하나, 좋은 채광, 지역의 따뜻한 식당 한 곳이 모든 것을 바꿔놓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업무 리듬과 생활 패턴에 맞는 장소와 방식을 찾는 것이며, 그것은 큰돈 없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요약하면, 예산 30만 원으로도 충분히 성공적인 5일 워케이션이 가능하다. 관건은 도시 선택, 숙소 확보, 루틴 설계다. 다음 워케이션은 “돈이 아닌 방식”으로 시작해 보자.